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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관심이 많아지고 지진봇을 만들게 된 이유?

NeuroWhAI 2018. 3. 23. 18:58


회고록입니다.


제가 지진봇 만들고 지진 관련 정보를 가끔 찾아보는게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변을 위협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해 공포감을 느껴서 지식으로 방어하려고 하는?

미지에 대한 공포라고들 하잖아요?

지진봇은 그 부산물이고요.


2016년 9월 12일 M5.1, M5.8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했던 그 날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당시 저는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

야근만으로 이미 충분히 공포스럽지만 넘어가고

19시 44분에 M5.1의 전진이 발생했고 아마 진도 IV(4)쯤 됬을겁니다.

그 짧은 순간이 전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당시 같이 일하는 사람 3명 정도가 옆에 서있었는데

A : "어? 뭔가 흔들리는거 같지 않아?"

B : "에이 또 뭐래.."

A : "어 흔들리는데??"

이 대화 직후 S파가 도달했는지 상당히 무거운 소리(구구구...)와 함께 건물이 흔들렸습니다.

그때 그 소리가 이후 후유증(?)에 계속 등장해서 저를 괴롭혔죠.


이후 사무실의 절반 정도가 퇴근하고 저는 일하면서 지진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50분이 안지나서 M5.8의 본진이 왔습니다.

제가 겪은 상황을 봐선 진도 V(5)쯤 됬을겁니다.

솔직히 저는 둔감한지라 전진과 본진의 크기 차이는 못느꼈습니다.

큰 진동이 두번이나 찾아오자 전진때 시큰둥했던 사람들도 슬슬 사무실을 나가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퇴근을 해야했으므로 그냥 일했습니다....


또 아시다시피 정확히 일주일 뒤인 19일 M4.5의 여진이 발생합니다.

이때 저는 기숙사 아래에 딸린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고 있었는데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벽이 진동하는게 느껴졌었습니다.

상담을 후딱 끝내고 나오니까 다들 밖에 나와있더라고요.


지진 이후에도 저는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가끔 그때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특유의 저음이 환청으로 들리고 실제로 흔들리는 듯한 착각까지 하게 되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증상이 사라졌지만 가만히 앉아있다가 화들짝 놀라서 벌떡 일어선 뒤의 뭔지 모를 느낌은 참...

그래서 저는 가끔 보이는 작은 진동이나 착각 때문에 무섭다고 호들갑을 떤다고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참 다행인게 이후에 발생한 포항 지진을 원래 있던 지역에서 느꼈으면 더 큰 진동을 겪고 또 후유증을 겪었겠죠.

하지만 저는 당시 진주에 있었고 의자가 살살 흔들리는 정도의 진동밖에 못느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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